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碩友

정석우

적당히 단정하고, 적당히 봐줄 만한 모습. 어중간하게 여겨질 정도의 중간의 외모. 그를 이루고 있는 몸의 선이 딱 그를 굵거나 얇아 보이게 하지 않았다. 심하지 않은 운동, 유별나지 않은 식습관이 그를 이렇게 빚어냈다. 그는 딱 효율적인 범위 내에서 자신을 관리했다. 머리칼을 단정하게 뒤로 넘겼다가도 몇 가닥이 드리워지는 일이 왕왕 있었으며, 평소에는 반 정도만 내려 혹여나 주의를 기울이느라 날을 세울 때의 시선을 가리려 했다. 보통이란 것이 한 사람에게 주는 특혜를, 그는 십분 이용하고자 했다.

다만 얼굴에 특징이 있다면 긴 속눈썹이 드리워져 있다는 점 정도. 그것은 무언가를 가리기 위함으로 타고 난 것일지도 몰랐다. 눈을 반쯤 내려 감고 있는 정석우의 모습은 평소 보통의 인간으로 만들어 보였으나, 그가 무언가에 집중할 때면 그 눈빛을 짐승의 것으로 둔갑시켰다. 금빛을 조금 담은 갈색 눈은 날카로이 벼려져 대상을 틈없이 시야에 담았다. 자주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번 보인 그 눈빛은 꽤 오래 남는 모양으로, 정석우 본인도 드러내는 것에 늘 주의를 기울였다.

그를 요약하자면, 긴장을 놓지 않고 인간이 되고자 하는 금수 엇비슷한 것이었다. 결국에는 금수도, 인간도 제대로 되어 먹은 자조차 되지 못했지만.

이름: 정석우

국적: 대한민국

나이: 32세

성별: 남성

키, 몸무게: 181cm, 75kg

성격
성실한
대담한
뻔뻔한
능글맞은
분석적인
승부욕 강한
잘도 지껄이는
품위에 모든 것을 거는

정석우는 좋은 친구가 아니었다. 그는 어딘가 책에서 볼 법한 말투로 장황하게 상대의 혼을 빼놓는 화법을 구사했으나, 그 알맹이는 비어 있었다. 그 사실을 숨기려 드는 때가 오는 것은 곧 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여, 구태여 빈 자신을 숨기려 들지도 않았다. 속이 텅 비어 버린 남자에게 남은 것은 적자생존의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아 보이는 것. 

돈이 되는 짓이라면 무엇이든 해왔다. 그는 나른히 자리에 앉아 체스 말을 게임 판 위에서 자유자재로 놀리는 것을 즐겼다. 순간이 쌓여 미래의 좋은 포석이 된다. 그러니 이 순간을 만끽하고 또 미래의 득이 될 일을 하자. 이왕이면 말이다.

꺾이는 것은 딱 질색이라, 항상 시선을 내리 꽂았다. 사람에게 지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했고, 제가 피운 꽃들을 하나하나 꺾는 것은 오직 자신이어야만 했다. 무엇이든 제 손에 들어오면 절정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야 한다. 그리고 그 절정 앞에서 꺾는 것이 이 금수만도 못한 새끼의 즐거움이었다. 그 순간을 위해서라면 눈까지도 곱게 휘어 웃어줄 수 있었다. 마치 그 순간만큼은 무해하다는 양.

그는 앉아있었다. 그가 받는 바의 불빛은 그 짙은 머리칼을 비췄고, 단정하게 넘긴 머리칼 끝은 저들끼리 완벽한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그는 긴 코트를 걸쳤다. 검은, 옷깃이 날카로이 다려진 코트. 주머니에 손을 깊게 찔러 넣고, 넓은 보폭으로 걸었다. 가만 바람이 불면 인상을 구기고, 짙은 눈썹이 따라 내려앉았다. 곧게 뻗은 눈썹 아래로 날카로이 벼려진 눈은 거친 숨에도 미동이 적었다. 눈에는 언제나 짙은 감정이 묻어났다. 뼈 아래에 새겨진 감정은, 그리도 검게 묻어 숨길 수 없었다. 빨리, 곧게, 자신의 목적만을 향해 걸었다. 거칠게 내뱉고 있는 숨은 빠르게 퍼져 흰 감정으로 변하는가 싶었다가도 다시 깊게 가라앉았다. 그는 자신이 나서 온 문을 잠시 보았다. 검게 칠해버리고 말, 혹은 이미 붉게 물든 그 문은 자신은 내쫓 듯 가만히 닫혀 있었다. 돌아갈 곳은 그리도 없던가. 이미 손은 주머니 밖의 추위에 잠식되고 있었다. 곧게 뻗은 코 끝에 맺혀 갈 곳을 잃은 숨은 다시 거세게 몰아 폭풍으로 제 안에 파고 들었다.

뛰어난 검사였고, 하나의 실수도 잡아내어 자신의 유리한 통로를 내던 그였다. 평생을 그의 뜻대로 살아왔다. 실패는 없었다. 실패란 것은 자신보다 못한 것들의 변명이라 믿던 그에게 가장 큰 실수는 목 안으로 그리 빠르게 파고 들어 인생을 실패로 몰아넣었다.

아.

한번의 탄식뿐이었다. 그가 처음 뱉은 것은. 모든 것을 알고 여태 자신의 손으로 제 목을 옭아매고 있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그는 다시 손을 다잡아 주머니에 숨기고, 걷는다. 타인의 눈을 마주치면 으레 그 짙은 것을 내며.

경력:

 

 제 54회 사법시험에 24살의 나이로 합격. Y대 경영학과 출신이며 졸업 직후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군법무관을 거친 검사 출신 변호사. 전관예우의 덕을 톡톡히 보는 중. 

2019년 12월부터 검사직을 내려놓고 변호사가 되었다는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변덕일지도.

현재는 5대 빅펌 안에 드는 법무법인 L 에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로펌 대표 변호사 중 한 명이다.

희원시 희망동에 새로이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기타:

1.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다. 조금 허스키한 음성.

2. 말보로 아이스 블라스트. 

3. 요리는 잘 하지 못한다. 센 불 앞에서 늘 음식을 태워먹는다. 그러므로 반찬가게 단골.

4. ...

 

생애

1989. 1. 20. 태어남. 쌍둥이 형제와 함께.
1999. 5.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
2008. 3. Y대 경영학과 입학
2009. 5. ■ 
2012. 2. 학부 졸업, ■의 결혼식.
2012. 11. 사법시험 합격
2014 사법연수원 수료
2017 군법무관 전역
2018 검사 생활 시작, 시작
2019. 10. 25. 검사 재직 중 사망.
2019. 12. 검사 사직
2020. 1. 로펌 취직
2020. 8. 로펌에서 해고
2020. 8. 법률사무소 개업 (예정)

 

관계

김정현 ─ 검사시절 선배에게 들었던 과거 사건의 관련인. 한 번은 각목으로 경추를 맞아 입원한 사건도 있으나, 지금은 법률사무소 아르바이트로 고용한 상태이다. (계약서는 아직.)

 

김호진 친구가 되기로 했으나, 100일동안 서로 연인 놀음이나 하기로 했다.

 


매매 : 101동 1002호
 


[성향]
  
TM


  
[선호, 기피]
캐릭터 : 딱히 없음
오너 : 선호 - 상상 가능한 모든 것/ 기피 - 브라운더티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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